<만화가의 권리찾기(4회)-저작권의 침해 및 보호>  

                                        

 

 

 


1. 들어가며

 

이번 회에서는 ‘캐릭터’를 예로 하여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법상 보호구조를 알아보겠다.

 

이 부분은 보통 만화가 여러분들에게는 ‘타인이 나의 저작권을 침해한 경우’가 문제되겠지만, 잘 생각해보면 ‘만화가인 내가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한 경우’도 쉽게 생길 수 있다. 예컨대, 만화가가 타인의 유명소설을 허락없이 만화화하는 경우(필자가 아는 것만도 이런 경우가 몇 건 있다), 만화 안에 유명인의 사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 만화 안에서 타인의 유명캐릭터, 예컨대 ‘미키마우스’ ‘슈퍼맨’ ‘둘리’를 패러디하는 경우 모두 저작권 침해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만화가는 스스로 민사형사상 책임을 지는 아찔한(!) 경우에 대비해서라도 이러한 구제조치의 구조를 잘 알아둘 필요가 있다. 


2. 캐릭터의 저작권 발생

 

우리법상 저작권은 무방식주의로, 등록, 공표 등 절차가 필요없고 저작하는 순간 저작권이 발생함이 원칙이다.

 

다만, 본인이 그 캐릭터를 그 시기에 저작했음에 대해 현실적인 입증이 곤란할 수 있으니만큼 캐릭터 또는 만화를 최초 공표한 자료(매체)를 잘 보관하고 있거나, 가장 확실하게는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에 저작권등록을 하도록 하자(자세한 내용은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 홈페이지 http://www.copyright.or.kr 참조).


3. 저작권 침해

 

상대방이 나의 저작물과 똑같은 저작물을 만든 경우, 상대방은 무조건 나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보아야 하는가?

 

우리법상 저작물의 성립요건인 창작성(originality)은 저작물의 작성이 개인적 정신활동의 소산이라는 의미이고, 특허법이나 실용신안법상 ‘신규성’처럼 ‘기존의 것과 다른 새로운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므로 위와 같은 경우 상대방이 나의 저작물을 베낀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저작한 것이라면(예컨대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나와 똑같은 저작물을 만든 경우) 그도 역시 저작권을 취득하게 되고 저작권 침해의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그렇다면 상대방이 나의 캐릭터 저작권을 침해, 즉 모방하였다는 것은 주장자, 즉 침해를 당한 피해자가 입증해야 한다(그 입증의 문제는 실제 사안이 닥치면 거기서 검토해볼 문제이니만큼 일단 여기서는 침해가 있는 것으로 전제함).


4. 저작권 보호조치

 

캐릭터는 저작권법 외에 다른 관련 지적재산권법(의장법, 상표법, 부정경쟁방지법 등)에 의해서도 보호될 수 있을 것이지만 여기서는 저작권법상 보호제도에 대해서만 살펴본다.

 

상대방이 나의 캐릭터 저작권을 침해한 경우 내가 상대방에게 물을 수 있는 책임은 크게 (1)민사책임과 (2)형사책임이 있다. 보통 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 민사상 책임추궁만을 떠올리기 쉬운데, 이 경우 징역 또는 벌금 등 형사책임도 함께 물을 수 있다. 즉, 나의 저작권을 침해한 자에 대해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는 물론, 상대방을 고소하면 상대방은 형벌에도 처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내가 남의 저작권을 침해한 경우도 마찬가지).


 

(1) 민사적 보호조치방법

 

가장 중요한 민사상 구제방법이라고 한다면 역시 손해배상청구일 것이다. 손해배상은 재산상 손해(저작권침해행위로 인하여 저작권자가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을 잃은 손해 등)와 정신적 손해(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한편 지적재산권에 대한 손해입증의 어려움 등으로 저작권법 제93조에서는 입증책임 등에 대한 여러 가지 특칙을 두고 있다.

 

이 밖에 피해자는 저작권법상 침해의 정지청구, 침해의 예방청구, 손해배상의 담보청구권, 물건의 폐기 및 적절한 조치 청구권(제91조), ‘명예회복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 청구권’(제95조)도 갖고 있다.


(2) 형사적 보호조치방법

 

피해자는 민사적 조치와 함께 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즉 저작권법 제97조의5에서는 ‘저작재산권 그 밖의 이 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재산적 권리를 복제·공연·방송·전시·전송·배포·2차적저작물 작성의 방법으로 침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그 이하에서 저작인격권침해죄 등 여러 형사벌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저작권법상 위 형사벌은 ‘고의범’만 처벌한다(즉 과실로 저작권침해를 한 경우는 처벌하지 않는다). 또한 동법상 위 형사벌은 ‘친고죄’로 규정되어 있다(제102조). 즉 간통, 강간죄와 마찬가지로 피해자의 고소가 없으면 침해자는 처벌받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저작권침해가 있는 경우, 민사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우선 형사고소부터 한 후 형사절차에서 침해자로부터 ‘합의금’의 형태로 민사소송에서 받아낼 손해배상금을 받아낸 후 형사고소를 취하해 주는 약간의 편법도 가능한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피의자 또는 피고인이 형사절차에서 합의를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또한 형사절차에서 법원이 피고인에게 ‘손해배상을 하라’고 판결을 하는 것은 아니며, 우리나라 수사기관에서는 ‘무작정 고소’보다는 제대로 고소장을 갖춘 고소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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