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2004.10.21, 2004헌마554,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 위헌확인(위헌)

 

결정요지 

성문헌법을 가진 나라에서는 기본적으로 헌법전이 헌법의 법원(法源)이 된다. 그러나 성문헌법이라고 하여도 그 속에 모든 헌법사항을 빠짐없이 완전히 규율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또한 헌법은 국가의 기본법으로서 간결성과 함축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형식적 헌법전에는 기재되지 아니한 사항이라도 이를 불문헌법(不文憲法) 내지 관습헌법으로 인정할 소지가 있다. 특히 헌법제정 당시 자명하거나 전제된 사항 및 보편적 헌법원리와 같은 것은 반드시 명문의 규정을 두지 아니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헌법사항에 관하여 형성되는 관행 내지 관례가 전부 관습헌법이 되는 것은 아니고 강제력이 있는 헌법규범으로서 인정되려면 엄격한 요건들이 충족되어야만 하며, 이러한 요건이 충족된 관습만이 관습헌법으로서 성문의 헌법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가진다. 관습헌법의 요건으로서는 관행 내지 관례, 반복․계속성, 항상성, 명료성.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 이를 종합해 볼 때 대한민국의 수도가 서울이라는 사실은 관습헌법의 요건을 충족하는 관습헌법 사항으로 볼 수 있다.

 

해설

관습헌법이란 한 국가에서 용인되고 있는 헌법적 가치를 갖는 관습적 규범의 총체를 말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성문헌법주의를 채택하고 있는데 성문헌법체계 아래에서 관습헌법의 인정 여부와 그 효력 범위 등의 문제가 존재한다. 단일의 성문헌법이 존재하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관습헌법의 존재와 규범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 인정된다면 관습헌법의 성립요건, 관습헌법사항, 관습헌법의 효력, 관습헌법의 변경 등은 어떻게 정립되어야 할 것인지의 문제가 제기된다. 본 판례는 성문헌법주의를 채택한 헌법 아래에서 관습헌법의 존재와 그 규범력의 인정 여부, 관습헌법의 성립요건과 관습헌법사항, 관습헌법의 효력과 그 변경절차에 관하여 명확하게 밝혔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 결정에 비추어 본다면 국가의 정체성에 관한 사항인 국호(대한민국), 국어(한국어), 수도(서울) 외에도 국기(태극기), 국가(애국가), 국시 등도 관습헌법에 포섭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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